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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수백만 명의 사람들처럼

 

나도 지마가 마지막 작품을
발표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오랫동안 여러 번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는데

 

이번에는 무슨 이유에선지

 

지마 블루가 내게 먼저
인터뷰를 요청한 것이었다

 

초대장의 파란색이 하늘과 바다 중
어디에 가까운지 알 수가 없었다

 

어느 쪽도 아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지마 블루' 색상이었다

 

지마의 이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

 

초상화가로 미술계에 입문했다는
얘기가 전부다

 

하지만 지마가 다루기에
인간은 너무 작은 주제였다

 

더 깊은 의미를 찾던 지마는
더 멀리 보게 된다

 

바로 우주였다

 

그렇게 벽화 작업이 시작되었다

 

탁월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어느 날 지마가 발표한 벽화는
뭔가 좀 달랐다

 

캔버스 가운데에
작은 파란색 네모가 있었다

 

그 네모는 시작에 불과했다

 

그 뒤 몇십 년에 걸쳐

 

그 추상 도형은 모양이 바뀌며
갈수록 커졌다

 

하지만 파란 빛깔만은
언제나 같았다

 

그 색이 지마 블루였다

 

곧, 지마는 완전히 파란
자신의 첫 벽화를 발표했다

 

많은 이는 이걸 보고
지마가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틀린 생각이었다

 

흔히 말하는
지마의 '청색 시대'는

 

어마어마하게 큰
벽화의 시대를 뜻한다

 

하지만 지마는
이제 시동을 걸었을 뿐이었다

 

지마를 정말 유명하게 한 건
작품의 엄청난 규모였다

 

예술에 문외한이라 해도
지마는 알았다

 

하지만 명성이
지마의 목표는 아니었다

 

성공에도 불구하고
지마는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예술을 위해
너무나 극단적인 희생을 치른다

 

잘 오셨어요, 클레어

 

비행은 어땠나요?

 

긴장하지 마세요

 

안녕하세요

 

날 보고 주눅 드는 사람들도
금방 적응하곤 해요

 

언론과 마지막으로 인터뷰한 게
100년도 더 전이랍니다

 

내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
클레어를 초대했어요

 

조금 걸을까요?

 

각종 변형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마는 잘생긴 남자였다

 

'카코프 8'이라는 행성이 있었다

 

불법 사이버 개조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다

 

지마는 급진적인
생물학 수술을 받고

 

보호복을 무겁게 걸치지 않고도

 

극한의 환경을
견딜 수 있게 되었다

 

눈은 알려진 모든 스펙트럼을
볼 수 있었다

 

더는 산소를 마시지도 않았다

 

피부는 가압 중합체로 바뀌어

 

우주 속에서 자유롭게
교감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마가 결국 깨달은 건

 

우주가 스스로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건 그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경지였다

 

진실을 탐구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죠

 

이게 내 마지막 작품이 될 겁니다

 

결국, 예술을 통해
탐구하던 걸 이해했습니다

 

그거랑 이 수영장이
무슨 상관이죠?

 

이건 평범한 수영장이 아닙니다

 

오래전, 이곳의 주인이었던
한 재능 있는 젊은 여자가

 

실용 로봇공학에
큰 관심을 두었죠

 

로봇 수십 개를 만들어
집에 두고 여러 일을 시켰지만

 

그중 수영장 청소 전용 로봇을
특히 좋아했답니다

 

그 작은 기계는 수영장의 도자기
벽면을 문질러 닦으며 일했죠

 

하지만 여자는 로봇의 작업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완전한 색각을 주었죠

 

그렇게 받아들인 시각 데이터를
환경에 맞춰 처리할

 

큰 두뇌도 주었고요

 

스스로 결정을 내려
수영장 청소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울
능력도 주었습니다

 

계속해서 그 기계를 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험대로 사용했어요

 

그렇게 계속될수록
기계의 인지력은 좋아졌죠

 

결국 여자는 죽었지만

 

그 기계의 주인은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들도 여러가지를
개조하고 보완했고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기계는 생명력을 얻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되었죠

 

내가요

 

이게 그 수영장입니다

 

파 와서 여기로 옮겼어요

 

하지만 지마 씨는 기계였던 게
아니라 몸 일부가 기계인 거잖아요

 

가끔은 나도 지금의 내가 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원래 내가 뭐였는지를 기억하는 건
훨씬 더 어렵고요

 

타일의 파란색...

 

제조업자는 '지마 블루' 색이라고
불렀죠

 

내 눈에 가장 먼저 보였던 거예요

 

이게 나의 시작이었어요

 

자기 조종만 겨우 하는 정도의
지능을 갖춘 조잡한 기계

 

여기가 내 세상이었죠

 

내가 아는 전부이자
알아야 하는 전부였어요

 

그러면 지금은요?

 

물에 들어갈 겁니다

 

들어가서, 천천히
고등 두뇌 기능을 닫고

 

자신을 해체하여

 

환경을 알아볼 정도의
기능만 남길 거예요

 

일을 잘 처리했을 때 느끼는
단순한 기쁨만 남는 거죠

 

진실에 대한 나의 탐구는
마침내 끝났어요

 

집으로 돌아가야죠

 

자막: 김진경